Oinana/About
c. 콩 님

 

c. 나날 님


유키노 나나 (雪野 奈々)

1995. 10. 27 / A형
160cm/45kg
 
키타가와 다이이치 중학교 졸업
아오바죠사이 고등학교 졸업
도쿄대 경제학부 경제경영학과 졸업
 
도쿄 소재 종합상사에서 근무
현재는 아르헨티나 주재원으로서 근무
알콩달콩 신혼으로 제 2의 삶을 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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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닮은 짙은 남색의 머리와 눈. 시스루 뱅 앞머리에 웨이브 진 양갈래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 다른 이유는 없다. 그저 어렸을 때 엄마가 가끔 묶어줬던 머리라 자주 하는 편. 성인이 된 지금은 풀고 다니기도, 반묶음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여전히 양갈래로 묶을 때가 많은 편. 살짝 처진 큰 눈이 전체적으로 순한 인상을 주는 미인이다. 오이카와의 이상형에도 근접하다. 
 
카게야마 토비오와 어머니쪽 사촌관계이나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다. 
 
평소에는 나긋나긋하고 차분하다. 과하지 않게 상냥한 편. 수줍음도 많고 내성적으로 보이나, 실제로 장난기도 많고(친한 사람 한정) 생각보다 적극적이고 당당한 편. 좋아하는 사람에겐 아주 솔직해진다. 다만 이는 성인이 된 지금의 성격 ㅡ 중학생 때까진 모종의 이유로 사람에게 벽을 강하게 세웠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많이 좋아졌고, 성인이 되어서는 완벽하게 괜찮아졌다. 
 
발 사이즈는 230. 발레로 생긴 기형 때문에 맨 발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때문에 한여름에도 양말에 발을 다 덮는 신발만을 고집한다.
 
LIKE: 아이스 아메리카노, 에그타르트,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들, 고양이, 발레(구), 그리고 오이카와 토오루.
MBTI는 ENFJ, 퍼스널컬러는 봄라이트와 여름라이트 사이
 

 


c. 요 님

오이나나 · 오이유키 · 及雪
짝사랑 → 맞관삽질 → 연인(부부)


어린 시절

 

잘 나가는 특파원인 어머니,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배구팀 닥터인 아버지 사이에서 난 외동딸.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었으나 그녀에게 부족한 건 단 한 가지 ㅡ 부모의 존재였다. 아버지는 아르헨티나에 홀로 거주, 어머니는 매일같이 출장에 철야. 어린 나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충분한 관심을 쏟아 줄 부모는 없었다. 물론 그녀의 부모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비싼 옷에 예쁜 액세서리, 넉넉한 용돈, 나나가 다니고 싶어 했던 발레학원까지. 돈으로 해줄 수 있는 모든 건 해줬다고나 할까? 이것 또한 사랑이었겠지. 다만 어린 나나에게 부모님의 사랑은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센다이시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대 일본 경기 때,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물론 두 분은 일로 방문한 것이지만) 보러 간 배구 경기가 부모님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추억이다. ㅡ 이때 경기를 보러 온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의 옆에 앉아 있었다. 오이카와와 나나의 비공식적인 첫 만남이다. 서로를 기억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옆자리 사람 1이었을 것 ㅡ 부모의 사랑이 전부인 시기에 유일하게 부재한 것이 하필 사랑이라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 수 없다. 즉 어린 시절 나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던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나나는 줄곧 혼자였다. 유치원을 다닐 때에도, 초등학교에 진학했을 때에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그녀를 반겨주는 건 정적뿐이었다. 그리고 그 정적이 끔찍이도 싫었다. 그래서 나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과 종일 놀기도 했고, 발레 학원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습을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두 가지 변화가 생겼다. 첫째는 슈퍼 외향인이 되었다는 것. 성격은 날 때부터 모난 곳 없이 둥글둥글한, 무리에서 이목을 끄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조용히 잘 섞여 드는 타입이어서 친구를 사귀는 데에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나나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덕목 같은 것이었다. ㅡ 물론 그 변화를 나나가 달가워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진심으로 즐거웠으니 말이다. ㅡ 두 번째는 발레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 단순히 취미로 시작한 발레가 이제는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일이 되어버렸다. 
 
나나의 결핍을 조금이나마 채워주었던 그 두 가지는 오래가지 못했다. 먼저, 특파원인 어머니의 직업 때문에 자주 이사를 다니게 되면서 나나에게 깊은 유대를 나눌 '친구'를 사귀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어려운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관계가 깊어질 만하면 이사, 정을 주기 시작하면 이사, 마음을 나누려는 순간 또 이사 ···. '관계 맺음'에 쉽게 포기하고 체념하게 되었다. 어차피 금방 헤어질 사이인 걸, 뭐. 그녀는 무난하게 웃음 짓고, 적당히 마음 주는 방법을 배웠다. 스스로 상처받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발레의 경우에는, 한계를 느끼고 스스로 포기했다. 줄곧 1등만 해오던 그녀 앞에 진짜 1등이 나타났달까. 마치 "넌 '가짜'야. 지금부터는 내 '진짜'인 무대야"라고 말하는 듯, 뛰어난 재능을 가진 친구에게 공연의 주연 자리를 빼앗긴다. 발레를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많이 사랑했고, 대부분의 시간을 발레로 보낸 만큼 (ㅡ 이사가 잦아지면서 나나가 "진짜 친구"를 사귀는 일은 없었다. 그 시기부터는 특히 더 발레에 몰두했다.) 나나에게 발레는 삶의 이유였다. 2배, 3배, 10배 더 노력했다. 그렇게 노력해 겨우 따라잡을만하면 그 친구는 또 훌쩍 멀리 가 있었다. 노력해도 돌아오는 건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포기했다. 그녀의 곁에는 그녀를 지탱해줄 사람조차 없었으니 말이다. 그저 아주 '특별할 거 없는' 이유였다. 그렇게 나나는 그녀의 삶을 채우고 있던 모든 걸 날려 보냈다. 
 

키타가와 다이이치 중학교

 

중학교 2학년 때 미야기현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지금까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버지가 일본 프로팀의 닥터로 이적하면서 함께 살게 되었다는 것, 어머니가 퇴직하셨다는 것, 그리고 더 이상 이사를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 미야기현으로 이사 온 건 다름이 아니라 어머니의 동생인 카게야마 토비오의 엄마, 즉 이모가 미야기현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퇴직한 후 적적함을 느끼는 엄마를 위해 아빠가 내린 결정이었다. 
 
나나가 그토록 원했던 안정적인 환경이지만, 돌이키기엔 이미 늦은 걸까. 이미 그녀는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일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더군다나 전학생이니 친구를 사귀는 일은 더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나나는 겉돌게 된다. 방과 후 활동으로 귀가부를 택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키타가와 다이이치 중학교 배구부의 경기를 보러 간다. 아버지가 배구팀의 닥터인 만큼 배구에 관심이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고, 마침 키타가와 다이이치 중학교가 배구 강호인 학교임을 들었다나 뭐라나. 보러 간 경기에서 오이카와를 처음 보게 된다. 처음 본 그 순간 완전히 반한 것은 아니었다. 외모가 취향이었고, 경기를 봤을 때 나와 같은 종류의 사람인가... 싶어 마음이 간 건 사실이다. 왜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고, 비슷하게 노력은 했지만 천재의 궤도에 오르지 못한 장본인으로서 오이카와가 공을 튕기는 것만 봐도 느낌이 오지 않았을까. 처음엔 호기심이었다. 노력하는 수재인지, 아니면 나와 다른 천재인지. 그렇게 호기심만을 남긴 채로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그 호기심이 동경으로, 그리고 나아가 좋아하는 감정으로 퍼진 건 얼마 후의 일이다. 정규 수업이 끝난 후 곧바로 귀가해야 하는 나나는 그날따라 피곤했던 탓에 교실에 남아 잠들어버렸다. 뒤늦게 깨어나 헐레벌떡 학교를 나서던 중 체육관 앞을 지나칠 때 누군가 고함치는 소리를 들었다. 열린 문 틈새로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의 멱살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곁에 배구공을 들고 멀뚱히 서있는 자신의 사촌동생인 카게야마 토비오도. 카게야마 토비오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가깝진 않았어도 워낙 배구 '천재'라는 수식어를 달고 산 제 사촌동생이니 모를 수가 없었다. 상황을 빠르게 파악한 나나는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에게 고함치고 있는 상황의 원인이, 단단해 보이던 오이카와가 무너져 내린 원인이 바로 제 사촌동생, 카게야마 토비오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오이카와 토오루, 그가 본인과 같은 노력하는 수재라는 것. 그런 그에게도 '천재'라는 성가신 존재가 있다는 것. 그럼에도 포기한 자신과는 다르게 꿋꿋하게 주전 세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천재와 나란히 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는 나나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왔고, 또한 오이카와를 동경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동경은 시나브로 사랑으로 변해있었다.

 

아오바죠사이 고등학교

 

오이카와 하나만 보고 따라 들어갔다. 경기하는 모습을 한 번만 더 보고 싶어서. 배구할 때 반짝반짝 빛나는 그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 상위권 대학교 경영학과를 목표로 해 본래 시라토리자와 학원 진학을 생각했으나, 과감히 포기할 만큼 오이카와는 나나에게 생각보다 깊은 첫사랑이었다. 패기 있게 따라간 것에 비해 일 년 내내 오이카와와의 관계에는 단 한 걸음의 진전도 없었지만 말이다. 
 
그런 나나에게 오이카와와의 인연은 우연한 기회로 찾아왔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아오바죠사이 VS 카라스노 인터하이 예선전 때이다. 카게야마에게 영양제를 전해주라는 어머니의 심부름을 받아 겸사겸사 오이카와를 응원하러 경기장에 가게 된다. 예선전 경기 시작 전, 카게야마에게 물건을 전해주고 있는 모습을 오이카와가 발견하게 되고, 나나에게 흥미를 보인다. 아마도 본인이 경계하는 카게야마가 저와 같은 교복을 입은 여자애랑 대화를 하니 괜히 궁금하기도 하고 신경도 쓰였던 게 아닐까 싶다. ㅡ 나중에 오이카와에게 물어본 결과 나나의 외모가 취향이었다고. ㅡ "토비오 쨩, 이쪽은 누구?"
 
그날을 계기로 오이카와도 나나의 존재를 알게 됐지만 처음부터 좋은 관계는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오이카와가 나나에게 거리를 뒀다. 오이카와가 제일 싫어하는 두 사람, 우시지마와 카게야마. 그중 카게야마의 가족인 셈이니 미움받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나의 눈빛도 오이카와에겐 거슬리는 부분 중 하나였을 것이다. 자신의 여성팬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눈빛과 닮아있는 한편, 자신을 동경하는 듯한 눈빛이 토비오와 닮아있기도 하고 묘하게 동정이 담겨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지우지 못해 꺼려졌던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포기할 나나가 아니었다. 수줍게 말 붙이거나, 배구부 매니저가 되겠다고 입부했다간 여느 다른 여자애들과 다를 게 없는 관계가 될 게 뻔해 바라만 본 시간이 3년. 고등학교까지 따라왔는데! 이렇게 안면만 튼, 심지어 상대는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 상태로 남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살갑게 굴어오는 나나의 모습에 오이카와도 마냥 밀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귀엽게 웃으며 인사해오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마음을 빼앗겼다가도, 존재 자체로 불편해 밀어내기를 반복하던 때에 '어떤 일'을 계기로 오이카와가 나나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여느 때처럼 나나의 대시로 같이 하교하던 중 소나기가 쏟아진다. 예고 없던 비에 우산을 준비하지 못 한 둘은 쫄딱 젖은 채로 비를 피하기 위해 근처 공원에 있는 정자로 간다. 양말이 잔뜩 젖어버려 찝찝했던 나나가 순간 오이카와가 함께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양말을 벗는데, 그때 나나의 기형적인 발을 오이카와가 보게 된다. 자신의 발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오이카와에 나나는 아차 싶었지만, 어물쩡 넘기기엔 애매해진 상황에 과거 발레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사실은 아주 짧게, 간단히만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분위기 탓일까, 오이카와의 눈빛 때문일까. 전부 이야기해 버린다. 자신이 발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무너졌는지. 오이카와는 그동안 자신이 나나에게 느꼈던 찝찝함의 정체를 깨닫는다. 본인과 닮아있음에서 오는 약간의 동족 혐오가 아니었을까. 불편했던 '동정'이 담긴 눈도, 이제야 이해가 되는 그였다. 
 
그 이후로 둘 사이는 부쩍 가까워졌다. 오이카와도 더 이상 나나에게 벽을 치지 않았고, 나나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함께 있는 시간도, 연락 빈도도 늘어나면서 둘은 서로에게 스며들었다. 누가 봐도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이었지만, 사랑을 받아만 봤던 오이카와로서는 이 감정이 사랑임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이카와가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 건 졸업 직전. 나나를 향한 마음이 그저 아끼는 후배가 아님을 깨닫게 됐지만, 아르헨티나행이 예정되어 있던 그이기에 고백은 포기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가? 졸업식 날 축하해 주러 온 나나를 보고 흘러넘치는 마음을 주체 못 해 오이카와는 나나에게 고백한다. 다만 기약할 수 없는 미래에 당장 만나자고 고백한 것은 아니고, 그저 온전한 마음만을 전달한다. 좋아하고 있다고. 아르헨티나로 떠나게 돼서 당장 사귀자고는 못하지만, 자리 잡으면 꼭 멋있게 고백하러 오겠다고. 그리고 그 약속의 증표로 교복 두 번째 단추를 건넨다. 
 
당연히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나나의 표정이 썩 좋지만은 않다. 돌아오는 말은 더 충격적이었다. ㅡ "저 자신이 없어요, 선배. 선배가 좋은 건 맞는데... 미안해요." 나나에게 누군가를, 그리고 누군가가 떠나는 것은 큰 트라우마로 남았던 것이다. 과연 멀어져도 우리의 관계가 지금 같을 수 있을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던데. 더군다나 자신과 오이카와는 연인으로 묶이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런 불확실한 관계를 우리가 극복해낼 수 있을까. 온전히 그를 신뢰하고 기다릴 수 있을까 ···. 오이카와를 한 때의 추억으로 남기고 싶지 않았던 나나는, 연소되지 않은 연애감정을 그대로 끌고 갈 바에는 아예 꺼뜨리겠다고 생각하며 오이카와를 거절한다. 그렇게 둘은 감정에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로 멀어지게 된다. 

 

졸업 이후, 성인

 

나나는 도쿄대 경제학부 경제경영학과에 입학, 신입생의 낭만적인 대학생활을 즐기게 된다. 미팅도 나가보고 소개팅도 해보고, 서클 선배에게서 고백도 받아보고. 그렇지만 나나의 마음은 허전하기만 하다. 나나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오이카와 토오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오이카와가 떠난 후로 1년 하고 1개월이 지났다. 아무런 연락이 없는 그가 야속하다가도 우리의 끝을 떠올려 보면 당연한 결과인 것 같아 씁쓸해지기도 한다. 오이카와와 절친한 사이였던 이와이즈미, 하나마키, 마츠카와에게 물어봐도 그 녀석 바쁜지 연락이 잘 안 된다는 얘기뿐. 오이카와가 계획한 대로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는 한편, 이제 그에게 나는 정말 지워진 건가 싶어 속상하기도 하다. 
 
그 시기 오이카와는 정말로 바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도, 고등학교 때와는 차원이 다른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 훈련하는 것도. 언어를 포함해 배워야 할 것 투성이었을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나나 생각에 괴로웠지만, 정신없이 하루를 살다 보면 조금은 잊혀지는 게 살만한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서의 삶이 안정될수록, 나나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오이카와를 괴롭게 했다. 고된 훈련을 마치고 밤늦게 귀가한 어느 날, 그날따라 나나를 향한 그리움이 사무쳐 오이카와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나나에게 용기 내 라인을 보낸다. ㅡ "나나 쨩, 나야. 잘 지내?" 
 
오이카와의 난데없는 연락에 나나는 혼란스러웠다. 사실 혼란스러움보다 반가움과 그리움이 더 컸다. 그렇지만 불안정한 관계에 마냥 반가워할 수는 없었기에, 의뭉스러움을 마음 한편에 둔 채로 연락을 이어갔을 것이다. 그런 나나에게 오이카와는 믿음을 주려고 노력했다. 시즌이 아닐 때에는 훈련하는 시간 제외 나나에게 꼬박꼬박 연락했고, 시즌일 때는 바쁜 와중에도 아침, 밤 인사는 꼭 남겼다. 휴가 차 짧게 일본에 방문할 때마다 나나를 만나러 왔으며, 나나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갔다. 이런 오이카와의 노력에 나나도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게 된다. 멀어도 노력하면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오이카와를 통해 자연스럽게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애써 억눌렀던 오이카와를 향한 마음을 다시 키워나가게 된다. 
 

두 번째 고백, 그 이후

 

오이카와의 노력에 나나는 마음을 완전히 열게 된다. 고등학생 때 그랬던 것처럼, 둘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쌓아간다. 조심스럽게, 때로는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며 관계를 굳건히 하였다. 오이카와가 아틀레티코 산후안의 주전 세터로 자리를 잡은 후 일본에 휴가차 길게 방문, 대부분의 시간을 나나와 함께 보내며 긴 시간 끝에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국적을 바꾼 오이카와와 평생을 함께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같이 고민한 끝에, 다니는 회사의 아르헨티나 법인 인력으로서 일하게 된다. 짧은 동거 기간을 거쳐 아르헨티나의 멋진 바닷가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지금은 아르헨티나의 신혼부부로 뜨겁고도 달콤한 나날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해당 프로필과 서사는 온전히 저의 머리속에서 나온 것과
가온(@GAonE__tarot) 님의 관계성 타로를 참조하여 짜여진 것입니다.
본글을 절대! 복사하거나 참고하지 말아주세요.

DALBOM